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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영화보기

인생은 아름다워..주변에 아름다운 것들을 둘러 보는 시간

by 단비. 2022. 10. 4.

 

인생은 아름다워는 류승룡, 염정아 주연의 뮤지컬 영화이고 흘러간 노래가 영화 곳곳에서 퍼지면서 잠시 추억 속에 잠겨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 세연은 엄마, 아내라는 이름으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전부로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 폐암 진단을 받고 주어진 시간이 2개월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첫사랑을 만나기로 합니다.

1.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

제목이 평범하고 익숙한 스토리의 영화처럼 느껴졌지만 뮤지컬이라는 독특한 형식과 중년인 나에게도 한 번씩 죽음이라는 것에 대하여 조금씩 생각해볼 수 있는 나이라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여주인공의 나이또 한 저와 비슷해서 감정적으로도 공감이 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염정아는 외모만 예쁜 배우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나 나이를 먹을수록 연기가 자연스러워지고 작품 속에서 캐릭터에 몰입하는 연기파 배우로서 좋아합니다. 세연은 병원에서 남편을 만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는데 버스 번호를 착각하고 아이의 남은 반찬을 먹고 예전에 자주 갔던 극장 앞에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모습 등은 그 또래의 나이에 있는 아줌마라는 누구나 끄덕이는 내용일 것입니다. 세연과 진봉은 병원에서 시한부 2개월이라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 듣고 정신이 멍해집니다. 세연의 남편 진봉은 시험을 준비하다 실패하고 원칙주의자인 공무원으로 아내에게 무뚝뚝하고 다정하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사춘기인 아들, 딸도 엄마의 마음을 알기란 어렵습니다. 세연은 결혼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이 너무 억울합니다. 그녀는 카드로 고급 옷과 가방을 사기도 하고 남편에게 이혼하자며 엄포를 놓기도 합니다. 버킷 리스트를 적어보고 마지막에 하고 싶었던 첫사랑과 설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마지막 선물로 같이 첫사랑을 찾아 나서자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인생의 마지막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는 인생에서 못해봤던 결핍을 찾고 채워보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지금 얼마만의 시간만 남아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요? 노래 가사처럼 언제쯤 인생이라는 것을 정의해볼 수 있을까요?

2. 첫사랑 찾기

세연은 엄마가 돌아가셨고 아빠가 키웠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어릴 때부터 사랑 받음에 대한 결핍이 있었고 그래서 더 첫사랑이 떠오르고 지금의 남편을 보며 더 외로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남편은 따라나서지만 왠지 모를 질투심을 느끼고 투덜거리기도 하고 감정표현에 대부분 서투르지만 그만의 사랑의 방식입니다. 두 사람은 첫사랑의 정보라고는 이름 석자밖에 모르고 목포의 다니던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그의 직장 등 전국을 누비고 다닙니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두 사람의 옛 기억 속으로 들어갑니다. 세연은 진봉은 젊은 시절도 여느 다른 연인들처럼 설레기도 하고 헤어질뻔한 사건도 겪고 아름답게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였습니다.

3. 영화 속 음악들

평범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흘러나오는 한때 유행했던 음악들이 영화를 더 풍성하게 해 줍니다. 주인공들의 노래실력이 출중하고 듣고 있노라면 같이 흥얼거리게도 됩니다. 아마 감독은 음악들을 넣으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과거의 추억 속에 잠길 수 있는 시간들을 제공해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영화 데미무어가 나왔던 극장의 간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저절로 추억을 소환하게 만듭니다. 의상이 약간은 촌스럽기도 했지만 음악과 함께 어울려서 오히려 그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4. 반전 결말(극장에서 보세요)

세연과 진봉은 마지막에는 첫사랑의 여동생을 그의 집에서 만나지만 그는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었고 슬픔도 잠시 세연과 여동생은 옛날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는데 사실은 첫사랑은 그녀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알고 보니 세연의 친구를 좋아했던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찾지 말고 고이 기억의 상자 안에 설렘으로 넣어두면 좋았을걸 싶었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게 상대방의 마음을 다 아는 게 좋은 건 아니거 같습니다. 영화는 여주인공 중심으로 이루어져서 남편 진봉이 재미없는 만나고 싶지 않은 남편이긴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그녀를 알았던 사람들에게 떠나보낼 시간을 위해 준비를 하는 시간을 마련해줍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게 단지 생을 마감한다는 슬픔으로만 표현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누구난 태어나서 한 번은 맞이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중년의 나이에서 인생이 억울해지고 현실이 힘들고 지친 분들이라면 뻔한 이야기일지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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