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맘대로 영화보기

봄날은 간다..그리고 다시 봄은 돌아온다.

by 단비. 2022. 8. 29.

영화 봄날은 간다는 낭만적인 사랑의 달콤함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에 관해 현실적인 시선이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하게 합니다. 2001년 개봉한 영화로 배우들의 젊은 시절 풋풋했던 시절과 함께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이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더 풍성하게 이끌어 줍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 이어 히트를 친 허진호 감독의 작품으로 잔잔한 느낌은 비슷합니다. 작품 속 대사 중에 "라면 먹고 갈래요"가 한때 유행처럼 많이 패러디되었고 그 당시에 라면 판매율이 올랐다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그런 말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랑을 원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대합니다. 

 

1. 두 사람의 만남

상우는 할머니가 역에서 누군가를 한없이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상우가 그런 할머니를  바라봅니다.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젊은 시절 혼자된 아버지, 고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상우는 추운 겨울날 지방 방송국 PD 은수를 만납니다. 은수는 방송국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은수와 상우는 자연의 소리를 담기 위해서 대나무밭, 사찰 등을 찾아가며 소리를 담습니다. 은수는 소리를 담는 상우의 모습에 호감을 느낍니다. 상우도 외로워 보이는 은수가 싫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중에 하루 일과를 마치고 상우가 은수를 바래다주고 돌아가려고 하는 데 은수가 먼저 라면을 같이 먹자며 사랑을 시작합니다. 순박한 상우이기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 들어갑니다. 은수는 가까워지려 하면 멀어져 버리고 자신에 대한 질문은 대답도 잘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신비스럽고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은수는 영화에서 어떤 상처였는지는 알 수없으나 이혼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어느 날 상우는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은수는 부담스러운 건지 차갑게 반응합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일상으로 들어오는 건 원치 않아합니다. 추운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은 봄날을 같이 보내고 여름이 되자 점점 멀어져 갑니다.

 

2. 두 사람의 이별

상우는 멀어지는 은수의 모습에 괴로워 하지만 은수는 다른 남자를 만납니다. 은수는 상우의 전화를 기다리면서도 막상 받으면 화를 냅니다. 아마 그녀는 사랑에 대해 거침이 없어 보이지만 자신만 바라보는 상우가 부담스럽습니다. 상우의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바람을 피웠음에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상우는 그런 할머니를 보며 할아버지는 안 온다고 "정신 차려라"라고하며 마음이 아파합니다. 어쩌면 상우는 은수와 이별한  자신에 대해 한 말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상우는 헤어지자는 그녀의 말에도 미련을 놓지 못하고 강릉으로 갑니다. 은수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고 상처를 받은 상우는 새 차를 긁어버립니다. 그렇게 다시 봄이 오는데 상우는 여전히 힘이 듭니다. 그의 할머니는 버스랑 여자는 잡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어느 날 은수는 예전 그랬던 것처럼 웃으면서 상우를 다시 만나러 갑니다. 상우는 별말 없이 그녀를 거절하고 그녀도 받아들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손을 흔들며 진짜 이별을 합니다. 

 

3. 사랑에 대한 온도차

영화 속에서 은수는 상우를 볼 때마다 라면을 끓여달라고 하고 김치는 못 담근다고 합니다. 상우는 자신이 김치를 담가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은수는 상처받은 경험이 있어서 그와 완전한 사랑을 하지 못하고 라면 같은 인스턴트식 사랑이 이제는 편할지도 모릅니다.  상우는 술에 취하면 그녀를 찾아가기도 하고 그녀 생각에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 같은 첫사랑 같은 순수함이 있습니다. 상우는 엄마의 부재로 이미 벌써 사랑에 대한 상처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보며 사랑에 대한 어떤 믿음 같은 게 만들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그녀를 보면 더 집착했는지도 모릅니다. 은수는 예전 상처로 인해 가벼운 사랑을 하고 싶거나 깊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반해  상우는 더 많이 영원히 사랑하고 싶었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에 상우는 갈대밭에서 소리를 들으며 편안해합니다. 그는 비록 행복하기도 하고 많이 아픈 시간이었기도 하지만 자신의 모든 마음을 내어주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도 생깁니다. 그리고  계절도 항상 지나가면 다시 돌아옵니다.

 

 

댓글